장미와 핸들/초보운전자

엔진난기(Warm-up)란 무엇인가?

카즈앤미 2000. 10. 8. 20:04
 많은 운전자들이 엔진시동이 걸리고 나면 출발하기 전에 엔진 난기를 시킨다고 하면서 수분동안 엔진 공회전 상태로 방치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기계적 의미로서 엔진 난기시간은 엔진시동이 걸리고 나서 엔진의 냉각수온이 충분히 올라가서 서모스탯이 최초로 열리게 되기까지의 기간을 말합니다. 서모스탯이 열리는 냉각수온은 엔진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지만 대개 섭씨 80도 ~ 90도정도입니다.
[참고: 서모스탯은 엔진을 식혀주는 냉각수의 온도가 높을 경우 냉각수를 라디에터로 보내도록 제어하는 냉각수 제어밸브임.]

    그러면 이 엔진난기기간동안 엔진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엔진이 원활하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엔진 각 부위의 마찰면에 충분한 오일이 도포되어 있어야 하고 또한 엔진의 온도도 적절한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차량이 주행하고 나서 두,세시간 이상동안 정차해 있으면 엔진의 온도는 거의 대기온까지 떨어지고 또한 엔진 내의 윤활유도 모두 엔진의 아래 쪽에 모여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엔진시동이 걸리고 나서 엔진작동조건이 이런 적절한 상태가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물리적인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이 기간동안에는 엔진 내부의 습동부에 걸리는 마찰력이 크기 때문에 엔진이 난기되고 난 다음보다 더 많은 운동력이 요구됩니다. 요구되는 추가운동력은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하고 더 많은 연료를 연소시킴으로써 보충합니다. 엔진이 계속 회전함으로써 오일의 공급도 원활해지고 엔진의 온도도 점차로 올라가므로, 시동이 걸릴 때 엔진회전수가 1500이상까지 최고치(Peak RPM)를 보이다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엔진회전수가 떨어져서 엔진공회전수로 안정화되는 변화패턴을 보이게 됩니다.
시동시 엔진의 온도가 낮을수록 Peak RPM(시동을 건 직후의 최고 엔진회전수)이 더 높아지고 엔진회전수가 안정화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현재의 전자제어시스템은 엔진의 제어에 있어 여러 가지 보상기능이 있어 급격한 상태변화에도 충분히 반응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Warm-up기간동안에는 보상기능작동의 조건이 만족되지 않아서, 보상기능이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간동안에는 엔진시동이 꺼지지 않는 쪽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연료소모가 좀더 많은 방향으로 엔진이 제어되도록 설정이 되어있습니다.) 가솔린엔진을 작동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제어항목은 공기량, 연료량,그리고 점화진각인데, 이 제어항목들이 모두 엔진의 냉각수온에 따라 정해진 값으로만 제어됩니다. 그러므로 엔진의 상태가 일정한 경우이거나 변화가 작은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지만, 엔진의 상태가 급격하게 변하는 경우에는 그 변화에 충분하게 반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시동을 걸고 난 후 엔진의 냉각수온이 충분히 오르지 않았을 때에 급가속이나 급감속을 할 경우 엔진이 울컥거리는 등 고르지 못한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엔진난기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엔진이 기계적으로 손상되는 일이 발생해서 5분이상씩 꼭 난기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엔진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아 기계적으로도 많은 보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오랜 시간 동안 정차해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겨울이라고 할지라도 2~3분, 길어도 5분정도면 충분합니다. 따라서 시동을 걸고나서 곧바로 급가속,급감속을 하는 운전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충분히 난기한다고 연료를 소모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면서 5분 이상을 정차해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