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14일 재정경제부의 발표에 따르면, 향후 가솔린, 경유, LPG의 가격 비율을 100 : 85 : 50로 하는 에너지 세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간지에 보도된 원문을 인용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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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경유값은 더 올리고 액화석유가스(LPG) 값은 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1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재경부는 올해 초 산업자원부, 환경부, 건설교통부 등과 공동으로 '에너지세제 개편방안'에 관한 용역을 한국조세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에 의뢰했으며 최종 결과가 이르면 이달 중에 나올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2000년 휘발유, 경유, LPG의 가격 비율을 2006년 7월까지 100 : 75 : 60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특별소비세법과 교통세법을 손질한 바 있다. 현재 가격 비율은 100 : 63 : 44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용역 결과, 경유값은 당초 정부계획보다 높은 휘발유 대비 85%, LPG값은 계획보다 낮은 휘발유 대비 50% 정도가 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연구원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및 비산유국의 에너지별 가격비와 우리나라의 환경오염 정도, 교통혼잡 상황, 자동차 평균 연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은 잠정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민관 협의체인 경유차 환경위원회가 내놓은 수치와 같은데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도 연초 비슷한 의견을 제시하며 정책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어 정부가 조만간 에너지세제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2000년에 100 : 75 : 60로 가솔린, 경유, LPG의 가격을 조정한다고 했을 때, 웹지기는 이런 가격 조정은 LPG 차량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그의 반대 급부로 경유차량의 대두를 예상했었습니다. 이들 자동차 연료의 가격 비율에서 중요한 것은 LPG나 경유의 가격 자체가 아니라 경유와 LPG의 가격 차이라고 했으며, 경유 가격이 LPG 대비 150% 이상의 차이가 나지 않으면 LPG의 시장 유지가 힘들 것이라고도 했었습니다.
 현재 자동차 시장의 상황은 한마디로 "LPG의 괴멸, 경유의 득세"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RV 또는 SUV의 강세는 세계적인 현상이고, 이들 차량들은 대개 승용차에 비하여 크기가 큰 편입니다. 따라서, 가솔린 엔진을 이들 차량에 탑재하는 것은 막대한 연료비용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합니다. 당연히 이런 차량들에는 연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 엔진이나 LPG엔진을 탑재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이들 차량들이 거의 경유엔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경유차량의 대거 증가는 대기 오염을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 입장에서는 바라지 않는 것이었지만, 힘없는(?) 환경부로서는 경제성을 앞세운 경유차량의 저돌성에 버티지 못했고, 결국 경유승용차까지 허용했었습니다. 환경부 입장에서야 경유차량 보다는 LPG차량이 더 나을텐데, 2000년의 가격 조정으로 LPG가 괴멸될 줄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하긴 환경부가 담당하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에 있어서도 경유차량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고, 기술도 아직 담보되지 않은 LPG 차량에는 더욱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를 들이밀었으니... 가솔린의 가격이 이렇게 가파르게 상승할 줄 알았더라면 LPG를 그렇게 코너에 몰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웹지기의 개인적인 바램은 향후의 가격 조정안에서 경유의 가격 비율을 좀 더 올렸으면 하고, 이 가격 조정안으로 죽었던 LPG가 부활할 수 있을 지 의심되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다시 LPG의 경쟁력을 확보해주는 조치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원유가격의 상당한 하락은 기대할 수 없으므로, 경유를 대신하여 환경과 경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차선의 선택, LPG의 재도약을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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