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수 판매의 침체를 새로운 시장 형성으로 비겨가 보려는 흐름이 형성되었습니다. 다름 아닌 준중형차의 1600cc 엔진 탑재입니다. 2004년 하반기부터 준중형차의 기준이 현재의 1500cc에서 1600cc로 확대되는 것을 기회로 2003년 하반기에 출시되는 준중형차들은 모두 1600cc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일간지들의 보도에 따르면,
  " 르노삼성자동차가 이달 초 국내 업계에서 처음으로 1,600엔진을 탑재한 ‘SM3 CVTC 1.6’을 내놓았다. 최근 현대차는 ‘뉴 아반떼XD 1.6’ ‘라비타 1.6’을, 기아차는 ‘쎄라토 1.6 CVVT’를 출시했다.
  SM3 1.6은 수동변속기 장착 기준으로 1천41만~1천1백72만원이다. 1.5 엔진의 동일한 사양과 비교했을 때 30만원 정도 비싸다. 현대차의 뉴아반떼XD 1.6과 라비타 1.6은 1,500cc에 비해 10만원 정도밖에 오르지 않았다. 기아차도 1.6 CVVT 엔진을 장착한 쎄라토 1.6 CVVT를 내놨다. 값은 1.6 CVVT SLX가 1천92만원이다. 또 국내 최초이며 최장 기간인 10년/15만㎞ 보증을 ‘쎄라토 1.6 CVVT’에도 동일하게 적용키로 했다. "
 
그런데, 1600cc의 출시가 단순히 준중형차의 배기량이 100cc 커졌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승용차 전체의 구분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큽니다. 지금까지 준중형차는 1500cc에 그쳤기 때문에 중형차는 1800cc부터 시작될 수 있었고, 1800cc가 중형차의 대표격에 해당됐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준중형에 1600cc가 탑재되면 중형차의 대표격은 2000cc로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중형차가 그대로 1800cc를 유지하면 준중형과 200cc의 차이밖에 나지 않아서 차량 성능에 있어서 제 값 노릇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으로 있는 EF소나타 후속 모델이 2000cc, 2400cc로 예정되어 있듯이, 각 차종별 엔진 배기량 상승 흐름은 확실하게 가시화될 것입니다.
  각 차종별 엔진 배기량 상승이 차량 성능 향상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연료 소비를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같이 갖게 합니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자꾸 연료 소비를 많게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경되어서야....
  차량을 작게 제작하여 연료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또 연료 소모가 많은 차량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인데, 경차의 크기를 확대하여 경차와 소형차의 차이를 없애고 있고, 또 준중형차의 배기량을 확대하여 중형차 이상 급의 엔진 배기량도 연계해서 상승하도록 하는 정책을 입안함으로써, 당장의 경제적 이익 획득에만 골몰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정말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에서 자동차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는 날은 언제 올지....
  각 차종별 엔진배기량이 재조정 될 것이 틀림없는 이 시점에 우리나라도 연비규제가 도입되어야 할 것입니다. 각 차종별로 일정 허용 범위의 연비를 규정하고, 그 범위에 들지 못하면 해당 차종의 생산을 금지시키거나 벌금을 물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제작사들이 무작정 엔진 배기량만 올리지 못하고, 에너지 소비 효율성의 증대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노력을 보일 것이며, 그것이 바로 제작사들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입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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