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올해 들어 다시 급상승하면서 미국 등 각국이 에너지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2005년 1월 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은 48.84달러로 마감됐다. 2004년 말 배럴당 41.32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2005년 들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배럴당 50달러선을 위협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러에 대한 공포, 중국의 석유 소비 급증을 유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에너지 안보 확보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OPEC 소속 일부 국가가 감산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과 이라크 정국의 불안, 미국 북부 지역의 이례적인 한파 등도 유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는 것이 1회성에 그치는 이례적인 일로 치부되어 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가가 40달러 이상의 가격대에서 변동한다는 것은 40달러선을 상시가격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석유전문가들은 향후 석유자원의 부족이 몰고올 충격을 예상하고는 있었으나, 그 충격이 언제 현실적인 현상이 되느냐에 대해선 확신이 없었습니다. 대개 2010년쯤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 시점이 국가간의 이해관계 충돌로 조금 앞당겨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과 유럽은 벌써 고유가에 대한 대비를 시작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사실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자원쟁탈전 양상으로 진행된 것에서 미국의 다급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만....

" 미국에서는 강경 보수파들과 환경운동가들이 이례적으로 연대, 원유 수급에 대한 해외의존도를 줄여 원유 때문에 생기는 안보상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해방시키자는 ‘미국을 자유롭게(Set America Free)’ 정책의 입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정책은 현재 미국 원유 수요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운송부문의 소비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4년 동안 하이브리드카 등 석유를 적게 쓰는 차량을 보급하는 데 필요한 120억달러(약 12조 3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자동차 제조업체와 소비자들에게 지급하라고 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운송부문의 소비감축이란 바로 자동차의 연료 소모 줄이기를 말합니다. 연료 소모가 적은 차량에 인센티브를 주어서 연료 소모가 적은 차량의 이용을 확대하자는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반대방향으로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연료 소모가 적은 경유자동차의 시장 진출이 허용되었으므로 우리도 대비를 하는 셈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런 대책없이 무작정 경유차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막대한 환경비용만 초래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입니다. 차량의 이용을 줄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차량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입니다.
또,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에서 내놓고 있는 자동차 관련 정책들이 대부분 현재 구축되어 있는 에너지체계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는 한도 내에서 전시 효과(?)만을 노리는 정책인 것 같아서, 매년 변경을 거듭하는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의 정책만으로 대기환경과 경제라는 큰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힘있는 경제 관련 부처의 의견조정 한 방에 뒤집힐지도 모르는 정책들이 과연 등대구실을 할 수 있을지...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기본 입장을 이해한다면, 석유자원 부족시대에 대비하여 지금이라도 무엇인가 대비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닐까요?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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