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1월 29일자 국민일보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
내년 GM이 들어오면 무엇보다 내수시장에서 대우차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대우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신뢰가 살아나고 세계 최대 메이커라는 GM의 명성이 합쳐지면 올해 18% 수준인 내수 점유율이 내년에 IMF이전 수준인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M의 진입은 국내 메이커들의 기술개발 및 시장개척 노력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국내시장은 현대·기아·대우 등 국내업체 중심의 경쟁체제에서 르노에 이어 GM마저 참여한 국제 경쟁체제로 변모함에 따라 과거의 가격경쟁에서 품질경쟁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

   GM이 대우차를 통하여 국내시장에 입성하게 되면 대우차의 미래에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 듯 합니다. 아직까지 GM의 대우차 경영방침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어라 말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GM이 들어오자마자 대우차의 판매량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은 너무 단순한 예상이라고 여겨집니다.    근래의 국내 자동차 시장이 거의 독과점에 가까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 시장분위기를 벗어던지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자동차는 외형 디자인을 변경하는 데에도 최소한 1년이 걸립니다. 자동차의 기본 뼈대는 남겨두고 본네트나 트렁크 부위, 램프류 등을 변경하는 소위 페이스 리프트(Face Lift)라는 것도 보통 2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그동안 자금 사정으로 위축되었을 대우차의 신제품 개발활동을 고려한다면, 그렇게 빨리 대우차의 부활이 예상되지는 않습니다. 제품에 새로운 것이 있어야지, 옛날 제품에 GM의 이름만 붙인다고 판매량이 늘까요? 또 옛날에는 대우그룹이라는 엄청난 원조그룹이 있어서 같은 그룹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후원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외곽조직도 없어졌으니 옛날에 비하면 '맨 땅에 헤딩하기'에 가까운 영업활동일 것입니다. 또, 조금은 먼 훗날의 이야기입니다만, 대우차가 공동개발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을 하고 GM차를 직접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역으로 애국심 운운하는 경쟁사의 시비에 휘말려 더 안팔릴 수도 있습니다.
   또 국민일보가 예상한 대로 GM이 들어오면 곧장 품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지 않습니다. 사실 GM이 자동차의 품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한 회사는 아니잖아요? GM이 입성해서가 아니라 국내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체제의 재구축으로 인해 품질 경쟁이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기아가 현대로 넘어가고 대우차가 무너진 후 국내 자동차시장은 실질적으로 현대의 독과점 시장이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입니다. 현재 국내 판매 10위 이내의 차량들을 살펴보면 삼성르노의 SM5와 대우차의 마티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현대,기아 차량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2년 전부터 차량 리콜은 굉장히 증가했습니다. 차량 리콜이 많아진 것을 소비자를 위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만, 리콜의 내용을 살펴보면 차량개발의 완성도를 의심할 만한 리콜도 적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설사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가능하면 리콜이 없는 차량을 구입하고 싶은 것이 소비자 입장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리콜을 해대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차를 구입할 수 있는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그냥 넘어갔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우차가 GM을 업고 힘을 좀 쓴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죠.
    사실, 그동안 대우차가 보여준 영업실적은 대우차 영업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톤 화물차량이 없고, 또 다목적 차량도 부족한 라인업을 가지고 18%정도의 내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노력을 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GM을 등에 업을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흥분하지 말고, 소비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대우차로 다시 서는 것에 노력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