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측은 "국내에서 판매가 중단되면 월 1만대에 달하는 수출차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는데, 이쯤 되면 완전히 '물에 빠진 것을 건져주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우기는 것과 다르지 않게 보이는군요. '수출차 판매에 악영향' 운운은 아마도 싼타페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대차는 현재 싼타페를 월 2만5000대 생산해 이 중 6000대를 내수판매하고 나머지는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2002.5.14 매일경제)>>
<<현대차에 따르면 싼타페는 지난 4월 수출된 1만 3,054대 대부분이 미국시장에 팔린 점을 감안...(2002.5.15 서울경제)>>
등의 기사를 종합해보면, 싼타페는 국내 내수보다는 수출이 많고, 또 수출은 대부분 미국시장으로의 수출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판매가 중단되면 수출차까지 지장을 받는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미국수출차량은 모두 가솔린차량입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경유차량은 단 한 대도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국내 판매가 중단되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내수용 대신에 수출용을 생산할 수 있으니까 수출에는 더 좋은 일이 아닌가요?
이런 식으로 이해당사자가 전문지식으로 포장하여 여론을 오도하는 것에는 대중매체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도 일조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일보의 아래 두 사설을 비교하면 그런 느낌을 '팍팍'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설] 살인적 수도권 대기오염 |
[사설] 디젤차 판매중단 안된다. |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대기오염은 실로 살인적이다. 건강에 치명적인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에 대한 측정자료가 이를 말해준다. |
오는 7월부터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이 시행됨에 따라 다목적 7인승 차량가운데 일부 차종이 판매중단 위기에 몰리게 됐다. 새 시행규칙은 다목적 7인승 차량가운데 차체 아래에 뼈대(프레임)가 없는 차량에 대해서는 승용차 배기가스 규제를 적용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같은 7인승 디젤 차량이라도 프렘임이 있는 쏘렌토, 렉스턴, 테라칸등은 승용차가 아닌 것으로 분류돼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를 받지 않고 프레임이 없는 싼타페, 트라제, 카렌스등은 승용차로 분류돼 판매를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만약 시행규칙이 그대로 시행되는 경우 일부 차종의 생산중단 또는 감산이 불가피해져 부품업체의 도산등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