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8월 5일자 일간지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 고급차 판매가 늘어나면서 고급 휘발유 판매가 늘고 있다. 지난해 고급 휘발유 판매를 본격화한 SK(주)는 작년 5월 580드럼(1드럼은 200ℓ)에 불과했던 판매량이 10월 910드럼, 올해 5월 1480드럼, 7월 4000드럼으로 급증했다. 고급 휘발유는 기존의 휘발유에 연비(燃比) 향상제와 청정제를 추가해 옥탄가를 94 이상으로 높인 제품이다. 이에 비해 일반 휘발유의 옥탄가는 91 이상 94 미만이다. 옥탄가는 연료 연소과정에서 자동차의 피스톤·실린더에 충격을 주는 ‘노킹 현상’을 낮춰주는 휘발유의 품질 정도를 나타낸 것으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고급 휘발유다."
  해당 정유회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보았습니다. 거기에 있는 고급휘발유에 대한 광고 내용 일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가속성능이 월등하도록 휘발유를 배합하였으므로...
2. 미세한 녹킹현상의 발생을 막아 엔진손상을 방지해줌으로써...
3. 기존의 보통휘발유에 비해 엔진출력이 크게 증강되므로...
  광고 내용의 대부분이 엔진의 출력 증강을 보장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가솔린연료의 옥탄가가 엔진의 출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그것은 점화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 옥탄가라는 것이 노킹을 일으키기 어려운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고, 이 수치가 높은 연료일수록 노킹을 잘 일으키지 않으므로, 옥탄가가 높으면 점화시기를 앞당겨서 더 높은 출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옥탄가 자체가 아니라 엔진의 점화시기입니다. 엔진의 점화시기를 조절할 수 없으면, 아무리 높은 옥탄가를 가진 가솔린을 사용한다고 해도, 엔진의 출력은 증가할 수 없습니다. 엔진의 점화시기는 자동차 제작사에서 차량을 제조할 때 이미 결정된 상태로, 소위 엔진제어장치라고 하는 ECU에 지워지지 않게 기억된 상태로만 존재하고, 이것을 임의로 변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제작사는 엔진의 점화시기를 ECU에 기억시킬 때, 통상 가솔린연료의 옥탄가를 시중 연료의 옥탄가로 규정(국내의 경우 91~93정도)하고, 이 옥탄가 조건하에서 가장 성능이 좋고 엔진의 내구성에도 무리가 없도록 ECU에 점화시기를 기억시킵니다. 따라서, 엔진의 점화시기를 변경할 수 없는 상태에서 가솔린연료의 옥탄가만 높여보았자 엔진의 출력 증강은 전혀 기대할 수 없습니다. 물론 고옥탄 연료를 사용하면, 엔진의 노후화나 가혹조건에서 유발되는 노킹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엔진의 내구성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만, 엔진 출력의 증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수입차의 경우에는 애초에 옥탄가 95이상의 프리미엄급 가솔린만을 사용하도록 된 차량들이 있습니다. 이 차량들은 앞서 말한 대로 자동차 제작사에서 가솔린연료의 옥탄가를 95로 하여 점화시기를 결정한 차량입니다. 따라서, 이런 차량들이 제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옥탄가 95이상의 가솔린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