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직후에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던 경승용차 판매 비중이 최근에는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절약을 위해서는 경승용차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정부에서는 경차 보급 확대방안을 마련,추진키로 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정부에서 시행하려고 하는 제도에 관한 일간지의 기사 내용들을 살펴보면,
" 정부는 경승용차 보급확대를 위해 지방세, 통행료, 보험료등의 할인확대나 전용 주차면 설치 등도 관계부처와 협의할 방침이다. 이는 현재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혜택을 주고 있지만 소비자 호응이 미미해 더 강화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정부 및 공공기관이 새로 구입하는 업무용 차량 중 절반을 경차로 구입해 구매를 촉진해 주기로 했다. 총량적인 연비 향상을 위해서는 승용차에 대한 기업평균연비(CAFE)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여기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기업평균연비(CAFE)제도의 도입"입니다. 이 제도는 현재 미국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이 제도의 규정에 미달할 경우에는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되어 있어서 효과가 확실한 제도입니다. CAFE는 Cooperate Average Fuel Economy의 약자인데, 1년 중 특정 자동차 제작사가 판매한 모든 승용차의 연비를 합산하고, 이를 판매댓수로 나눈 것으로, 말 그대로 각 자동차 제작사가 판매한 승용차들의 평균 연비를 나타냅니다. 미국은 이 CAFE값을 연도별로 규정하여, 자동차시장 전체적인 연료소모 절약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각 차량별로 연비라벨을 발급하는 제도이므로, 전체적인 자동차 판매측면에서 소형차의 판매를 촉진하는 효과는 전혀 없습니다.
  이 CAFE가 시행되면, 차량 한 대당 이익이 많이 나는 대형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소형차를 판매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동차 제작사 입장에서는 소형차에 대한 홍보에 소홀히 할 수 없고, 대형차와 똑같이 소형차도 우대(?)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CAFE제도를 국내도 시행한다면, 자동차제작사에서도 소형차의 판매를 늘이기 위해서 지금보다도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로 하는 국가적인 에너지 절약을 이 CAFE제도로 이끌어내려면 자동차의 연료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이 CAFE제도에 경유승용차가 포함되어서는 안됩니다. 승용차의 연료를 가솔린에서 경유로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연비는 20~30%가 개선됩니다. 이런 이유로 현재 미국에서도 그동안 대기오염 문제로 관심밖에 놓여 있었던 경유승용차가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SUV차량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가솔린승용차로만은 CAFE규제에 대응하기 힘들어지자, 미국의 Big3를 중심으로 연비측면에서 유리한 경유엔진을 장착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아직은 경유엔진에서 배출되는 PM을 거의 발암물질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는 EPA의 벽을 넘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따라서, 경유승용차를 포함하게 되면, 자동차 제작사에서는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더 발전된 신기술을 개발하기 보다는, 더 쉬운 방법인 경유엔진의 도입을 우선적으로 시도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가적인 에너지 절약과는 관계가 없이 대량으로 사용되는 연료만 변경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 이렇게 되었을 때 대기오염은 악화될 것이 명확한 것이고, 이를 개선할 목적으로 투자되는 사회적 부담 또한 간단한 것이 아니어서, 자칫 잘못하면 "배보다 더 큰 배꼽"이 될 수도 있습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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