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경제신문이 최근 준중형차를 사려는 고객들이 모델 선택단계부터 고민에 휩싸이게 된다며, 현대의 "아반떼", 기아의 "스펙트라"와 근래에 새로 나온 르노삼성의 "SM3"을 비교하면서,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각자의 선택 기준에 따라 차량을 선택하기 용이하도록 편의를 제공하려고 한 점은 높이 살 만합니다.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비교 기사라는 것들이 경쟁자들 중 어느 한 쪽의 홍보를 위해서, 홍보 대상차의 장점만 강조하고 있는 기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기사에서도 그런 냄새의 흔적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비교 대상 분야를 세분하여, 경쟁 대상차들을 모두 조명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 기사 중에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을 하고 또 그와 동시에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1) 실제 엔진의 힘을 나타내는 최대 토르크도 아반떼가 3000rpm에서 13.6㎏/m의 힘을 발휘, 4400rpm에서 13.8㎏/m를 발휘하는 SM3를 앞선다. 특히 아반떼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2500~3000rpm대에서 최대 토르크를 발휘, 순발력과 가속력이 뛰어나다. 스펙트라는 4500rpm에서 13.9㎏/m의 토르크로 SM3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통 최대토오크의 크기로 토오크의 우세를 가늠합니다. 따라서, 인용한 자료가 맞다면,토오크 자체는 SM3가 더 큰 것이지요. 단지 SM3의 최대 토오크가 아반떼보다 더 높은 rpm에서 발휘되는 고속형이어서 실 주행에서 많이 사용되는 rpm영역에서는 아반떼보다 토오크가 불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제일 불리한 것은 스펙트라가 되겠네요.
하지만, 토오크를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몇 rpm에서 얼마의 토오크가 나온다는 것보다는 全 rpm영역에서의 토오크 특성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토오크 특성은 rpm에 관계없이 일정한 토오크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정하면서 그 값이 크면 정말로 좋은 엔진이지요.
최대토오크가 크다고 하더라도 rpm에 따라 변화하는 폭이 크면, 그 엔진은 좋은 엔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대개 DOHC엔진이 많이 판매되는데, 이 DOHC엔진은 특정 rpm영역에서 rpm이 증가함에 따라 토오크가 감소하는 현상인 "토오크 밸리(torque valley)"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토오크밸리가 작은 것이 좋은 엔진입니다.

(2) 출력의 차이와는 반대로 연비에서는 SM3의 경쟁력이 가장 돋보인다. 실제 SM3는 공인연비에서 ℓ당 13.8㎞로
13.6㎞와 13.7㎞인 아반떼와 스펙트라를 앞서고 있다. 특히 SM3는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기 때문에 그 만큼 연료분사량도 적어 실주행연비에서는 공인연비 이상의 경제성을 보일 수 있다.

SM3와 아반떼, 스펙트라의 공식연비를 비교하고 있습니다. SM3가 13.8km/l이고 아반떼가 가장 낮은 13.6km/l라고 하는군요. 그러면 SM3와 아반떼의 차이가 0.2km/l정도인데, 이 정도의 차이로는 연비의 좋고 나쁨을 판정할 수 없습니다. 이 정도의 차이는, 동일한 차량으로 동일한 시험장소에서 시험을 하더라도 시험 편차로 나타날 수 있는 정도이며, 특히 국내에서는 연비시험장소가 여러 곳이므로 시험장소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큰 차이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비 차이가 SM3가 상대적으로 출력이 낮아서 그만큼 연료경제성을 보일 수 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고 있군요. 그러면, 동급 엔진 중에서 가장 출력이 낮은 엔진이 가장 연료경제성이 있겠네요? "출력이 작다 -> 공기가 적게 흡입된다 -> 연료가 덜 필요하다"라고 생각하면 맞는 말이겠지요. 그러나, 차량이 주행하기 위해서는 엔진이 일을 해야 합니다. 동일한 일을 해야 한다면 출력이 떨어지는 엔진은 힘을 더 내야겠지요. 연비시험 동안에 차량을 주행시키는 데에 필요한 일을 해야 하는데, 동일한 rpm에서 발생되는 출력이 작은 엔진은 더 많은 힘을 내야 할 것입니다. 더 많은 힘을 내려면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연비는 엔진의 출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변속기의 기어비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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