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았던 경유승용차의 국내판매 허용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대도시의 오존경보의 원인으로 대두되었던 대형경유차량에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또다시 경제논리에 환경부가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당초 대도시 대기오염이 개선되거나 일반 대중들의 경유차량에 대한 혐오감(?)이 무디어지기 전까지는 절대로 경유승용차의 국내판매를 허용하지 않겠다던 환경부였는데... 환경부는 지금 대도시의 대기오염이 개선되었다고 보고 있던지, 아니면 경유승용차의 허용은 시기상조라고 하는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가 봅니다.
   경유승용차의 허용시기와 더불어 경차 규격을 확대 여부에 관련해서 자동차제작사들끼리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차의 규격 확대 검토에 관한 일간지의 보도 내용을 보면,
"건설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경차 보급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런 방침에 따라 경차의 차폭은 현행 1.5m에서 1.6m로 확대되고, 차량 길이도 3.5m에서 3.6m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이를 위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같은 조처는 현재 경차의 경우 내수용은 800cc, 수출용은 1000cc로 분리돼 생산에 따른 개발비 과다로 국내외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업계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경차에 있어서 국내시장의 판도는 GM대우가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현대가 기아와 연합하여서도 이기지 못한 아주 특별한(?) 시장입니다. 국내에서 현대가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유일한 차량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경차 시장에서 현대/기아가 패배한 것은 제품의 상품력에서 뒤져서 일반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지, 차량의 크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없어서 국내시장에서 진 것이 아닙니다. 내수용은 800cc, 수출용은 1000cc로 분리돼 생산에 따른 개발비 과다로 국내외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주장하는 업계에 GM대우는 설마 끼지 않았겠죠? 현대/기아야 판매가 저조하므로 생산라인을 뜯어내고 수정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잘 나가고 있는 GM대우는 아무런 문제없는 라인을 대폭 수정해야 하는 속 쓰리는 경우를 앉아서 당하고 싶지야 않겠죠.
   그리고, 보다 중요한 점은 경차가 처음 시장에 나온 목적입니다. 국내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대기오염을 줄여보겠다는 의도에서 경차가 만들어진 것인데, 이제와서 실체가 불분명한 수출경쟁력을 문제삼아, 경차의 원래 목적인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를 내팽개치겠다는 것은 과연 정부의 정책이 일관성이 있는 것인지 염려스럽습니다. 현재 유럽에 판매되고 있는 더 큰 승용차들도 상품성에 있어 World Class가 되지 못하고 있는데, 경차의 규격을 확대하고 더 큰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하게 하면 저절로 수출이 늘어나는 지도 궁금합니다. 차량길이를 3.6m로 늘이고 차량폭을 1.6m로 늘여도 1liter엔진이 탑재된 유럽차들 보다 작은 편에 속하고, 유럽에도 1liter이하의 엔진이 탑재된 차량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또 하나, 이번과 같이 국내와 수출용의 엔진배기량 차이로 인한 개발비과다라는 제작사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전례가 마련될 경우, 다음에 직면하게 될 것은 준중형차입니다. 똑같은 논리로 국내에서는 준중형차가 1500CC이하가 주종을 이루는데, 유럽에서는 동급차량에 대부분1600CC인 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므로, 준중형차도 개발비가 과다하므로 변경해달라고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런지....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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