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동일한 모델의 차량이 10대가 있습니다. 이들 차량에 탑재된 엔진들은 1500cc의 배기량을 가지도록 설계되고 제작되었으니까 10대 모두 똑같이 엔진의 배기량이 1500cc일까요? 아마도 10대 모두가 1500cc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10대 엔진의 행정체적을 측정하면 대개 1500cc 부근에서 정규분포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엔진으로 연료를 분사하는 인젝터는 모두 동일한 연료 분사 특성을 보일까요? 1대당 4개의 인젝터가 사용된다고 하면 모두 40개의 인젝터인데, 이 인젝터들이 모두 동일한 분사특성을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정규분포적인 특성을 가진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따진다면 10대의 차량이 모두 동일한 모델이지만 실제로는 약간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량에 조립된 부품들이 모두 동일한 특성을 보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소위 차량간 편차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차량간 편차는 연료량 제어에 어떻게 나타날까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ECU에는 엔진회전수와 흡입공기량에 따라 사전에 미리 정해진 연료분사량이 기억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연료분사량은 인젝터의 밸브열림시간으로 제어됩니다. 따라서, 일정 엔진회전수와 일정 흡입공기량에 대해 ECU는 일정한 밸브열림시간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차량간 편차가 없다면, 모든 엔진이 이론공연비 상태로 작동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ECU가 공기와 연료의 혼합비가 이론공연비가 되도록 연료분사시간을 일정하게 결정해도 엔진에 따라서는 연료공급이 이론공연비 보다 많을 수도 있고 반대로 이론공연비 보다 적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연료공급이 상대적으로 많은 엔진에서는 feed-back에 의한 연료제어에 의해 점차 연료공급량을 줄이게 될 것이고, 반대로 연료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은 엔진에서는 feed-back연료제어가 점차 연료공급량을 늘이게 될 것입니다. 이 차량편차는 엔진의 전체 작동영역에 걸쳐서 영향을 발휘하므로 전체를 한꺼번에 보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을 학습보정(Adaptation)이라고 합니다.
이 학습보정은 차량간 편차를 보정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차량 부품의 경년변화를 보정하기도 합니다. 경년변화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나타나는 성능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즉, 부품들의 사용기간이 오래될수록 부품의 성능이 저하되는 것을 말합니다.
차량간 편차가 존재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습니다. 또 부품들의 경년 변화도 서서히 발생합니다. 따라서, 학습보정은 짧은 기간동안에 일어나지 않고 비교적 오랜 기간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