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9]국산 레저차, 치명적 엔진고장 속출
⊙앵커: 경유를 쓰는 국산 레저용차량들에게서 주행중에 갑자기 엔진이 멈춰서는 이상현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작사들과 이 차들이 수출되는 유럽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며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박주경 기자가 그 내막을 알아봤습니다.
⊙기자: 출고된 지 일주일 만에 고장난 차가 정비소에 맡겨졌습니다. 주행중 갑자기 엔진이 멈춘 뒤 다시는 작동되지 않습니다. 이 차도 주행거리 7000km 만에 엔진이 멈췄습니다. 수리비만 250여 만원, 불량연료를 넣어서 생긴 고장이라며 전액 운전자에게 떠넘겨지고 있습니다.
⊙안병수(고장 차량 운전자): 너무 난감하죠, 소비자한테 그런 식으로 말해 너무 황당하죠.
⊙기자: 출고된 지 넉 달 된 또 다른 차. 역시 주행중 갑자기 시동이 꺼집니다.
⊙윤치영(고장 차량 운전자): 아, 꺼졌다, 찍었어요?
⊙기자: 이런 고장이 일주일 동안에만 벌써 10번째. 그러나 300만원 가까운 수리비 때문에 정비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또 꺼지잖아요.
⊙기자: 또 다른 이 차도 같은 고장이 났습니다. 자비를 들여 우선 임시로 손을 봤지만 불안이 가시지를 않습니다.
⊙백상진(고장 차량 운전자): 차에 왜 결함이 있는지 그걸 보는 게 아니고 소비자가 무조건 잘못했다는 관점으로 먼저 보기 때문에...
⊙기자: 인터넷에도 비슷한 불만이 폭주합니다. 같은 문제가 나타나는 차들은 모두 최근 도입된 이른바 커먼레일방식의 엔진을 장착한 경유차들입니다. 강력한 고압으로 연료를 엔진에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물이 조금만 섞여도 엔진이 멈추는 현상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광표(자동차 제조사 서비스팀 차장): 같은 엔진을 단 차량이 유럽에도 수출이 됐지만 현지에서는 문제발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단 국내 연료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추정하고 조사중에 있습니다.
⊙기자: 하지만 같은 경유를 써도 유독 커먼레일 엔진을 단 차에서만 문제가 생겨 논란입니다. 또 고장 차들의 연료를 석유품질연구소에서 검사해 보면 대부분은 정상으로 판명됩니다.
⊙강동윤(실장/자동차10년타기운동연합): 수분이 연료에서 들어갔는지 아니면 시스템에서 들어갔는지 확인이 안 되어 있습니다, 지금. 그런데 모든 것을 소비자한테 전가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 원인이 명확치 않은 고장은 일단 운전자 책임으로 돌리는 업계 관행이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주경입니다.
출처 : KBS 9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