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점화코일만 리콜(Recall)하면 다 되는 것일까?

     지난 회, 본 코너 에서 트라제의 리콜(지난회 : 누구를 위한 리콜인가 참조)신차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빈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의 일단을 서술했었다.
    그런데, 지난 1월 13일,
대중매체를 통하여 트라제의 점화코일에 대한 리콜
이 정식적으로 공표되었다. 그 내용을 기사내용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현대자동차는 미니밴 트라제XG의 점화코일 부품에 일부 결함이 발견돼 자발적인 교환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대상 차량은 지난해 11월4일에서 이달 10일 사이에 생산트라제XG LPG 1만2473대. 현대측은 점화코일 부품의 결함으로 차량이 공회전하거나 저속주행 중 간헐적인 엔진진동이 발생하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서,점화코일은 연소실에 있는 점화플러그의 전극사이에 전기적인 불꽃(스파크,Spark)을 튀게 하는 부품으로, 점화플러그의 전극사이에 스파크가 튀게 하려면 고전압이 필요한데, 이 점화코일이 고전압을 유도하여 점화플러그에 흐르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리콜을 하게 되는 점화코일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적용한 펜슬타입(Pencil Type) 점화코일로 알려져 있다. 펜슬타입은 점화코일이 실린더 헤드에 삽입장착 되기 때문에 고온의 환경에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용환경이 보통의 점화코일에 비교하여 더 열악하다고 여겨지고 이번 문제도 이런 사용환경의 열악함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정도 해본다.      아무래도 점화코일의 내구성에 대한 평가가 미흡하지는 않았는지,또는 아직 대량생산의 준비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하는 염려가 든다.

어찌됐든 늦게나마(소비자에게 인도되고 나서 문제가 발생했음으로)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겠다고 공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현대측의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더라도 점화코일의 부품결함으로 엔진의 진동이 발생했다는 것은 소위 말하는 엔진의 실화(Misfire)가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실화라는 것은 점화플러그에 스파크가 튀지 않아 연소실내에서 연소현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현대측은 공회전시와 저속주행중에 간헐적인 엔진진동이 있었다고 하지만, 실화에 의한 엔진진동을 공회전시와 저속주행시에 더 감지하기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속 주행시에 실화가 없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더구나 트라제에 탑재된 엔진은 진동에 더 유리한 6기통 엔진이니까…(어지간한 진동은 느끼지도 못한다)

만약, 저속주행시에 엔진진동이 있었던 차량의 경우에 고속 주행시에도 같은 빈도로 실화가 발생했었다면, 실화의 결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품이 바로 배출가스 정화장치인 삼원촉매이다.

엔진의 실화로 인해 연소실내에서 연소되지 못한 혼합기가 삼원촉매내에서 연소되기 때문에,
   - 고속주행조건에서는 삼원촉매의 온도가 정상인 경우보다 훨씬 더 상승하게 되고,
   - 이러한 고온의 조건에 삼원촉매가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삼원촉매의 정화기능이 빨리 상실되어
   - 더 많은 유해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 한 개 이상의 점화코일이 고장이 나서 실화를 야기한 차량이 고속주행을 계속하면,
   - 심할 경우, 삼원촉매가 손상(보통 Melting이라고 말함)을 입어,
   - 그 부스러기가 배기관을 막게 되면, 엔진의 출력이 심각할 정도로 감소되어, 성능저하를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니길 희망한다. 하지만 차량성능이 저하되었거나 배기관쪽에서 이음이 들리거든 한 번쯤 의심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대상차량으로 발표된 기간 중에 생산된 차량들은, 유사한 증상이 없더라도, 보다 안정적인 차량상태를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리콜을 받아야 하고, 자신의 차량이 엔진진동이 심했었다면 점화코일뿐만 아니라 삼원촉매의 성능도 체크 해야 한다(배출가스 단속에 걸리면 벌금이 얼마인가 !).
    하지만 문제는 현재의 국내LPG 차량에서는 삼원촉매의 성능을 체크할 간편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문제까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차량들이 향후 운행차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도록, 대기환경을 고려한 현대측의 대승적인 조치를 기대해 볼 수밖에 없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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