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26일에 산업자원부의 주최로 “자동차 LPG 사용규제 개선방안”에 대한 공청회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1023일 국무조정실 관계부처 차관회의 결과로 발표된 내용 중에, LPG의 가격과 관련하여 2000년 상반기 중에 유종별 가격구조 개선방안을 강구하는 용역사업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물론, 그 공청회 전에도 일부 정부관련기관에서 유종별 가격구조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 공청회를 기점으로 LPG의 가격이 내년부터 오른다는 입소문과 언론플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한 느낌입니다.

정부 방안의 시점을 그대로 믿는다면, 2000년 하반기부터는 유종별 가격구조가 현재와는 차이가 있을 듯 합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가솔린의 가격을 내리기 보다는 경유와 LPG의 가격을 올리겠죠? 매번 말해 왔듯이 국내 세수구조상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어떻게 하든지 LPG와 경유의 가격은 오르는 방향으로 가겠지요. 그런데 LPG의 가격을 조정하는 것은 무척 복잡한 일입니다. 그 복잡성을 모두 다 고려할 수는 없고, 운전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또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경제성과 환경의 상대적인 측면을 살펴봄으로써 LPG가격의 상승폭을 추정해볼까 합니다.

경제성 문제라는 것은 얼마나 싸게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만, 얼마나 싸게 운행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는 절대적 경제성과 상대적 경제성이 있을 것입니다. 이미 유종별 가격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하는 정부방침으로 절대적 경제성은 논외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죠? 현재보다는 LPG가격이 오를 것으로 모두가 예상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면 상대적 경제성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 어떤 연료의 차량이 가장 연료비가 적게 들까요? 이것은 유종별 가격구조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따라서 정부의 고민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LPG라는 연료가 차량용으로 편입된 이유는 환경보호의 명목이었습니다.
     
대도시의 공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경유용 차량을, 배출가스 측면에서 보다 깨끗한 연료를 사용하는 LPG차량으로 대치함으로써 대기오염을 줄이고자 하는 데에서 출발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정부 특히 환경부의 입장에서는 유종별 가격구조가 변경되어서, 사용자로 하여금 LPG자동차보다는 경유자동차를 선호하게 되는 가격구조로 가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 것입니다. 199911월을 기준으로, 국내와 LPG가 자동차용 연료로 유통되고 있는 일부 외국 국가의 유종별 가격구조를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국 가 명

L P G

경 유

가 솔 린

영 국

100

(?)

200

이 탈 리 아

100

118

152

일 본

100

157

196

호 주

100

(?)

213

한 국

100

174

370

    위의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서 LPG가격이 가솔린에 비해서 특별히 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가솔린가격이 대개 LPG가격의 200%에 머무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350%가 넘습니다.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석유 부존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가솔린의 원료가 되는 원유도 수입하고 있고 또한 LPG의 원료가 되는 프로판과 부탄도 수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 중에 일부 소량이나마 LPG의 원료를 얻을 수 있지만, 그 양으로는 현재 국내에서의 LPG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상당량을 수입해야만 합니다. IMF사태로 1998년에는 약간 줄었지만 국내생산량의 2~3배의 LPG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원유 수입량에 비하면 그 양은 적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있는 것은 국내 수입기준으로 LPG의 수입단가가 원유의 수입단가보다 비싸다는 것입니다. , LPG를 많이 사용할수록 국가적으로는 더 비싼 비용을 들여서 에너지를 이용하게 된다는 것이고 LPG가 환경 친화적인 연료라고 해서 무한정 그 사용량을 확대시킬 수도 없는 것이지요.

한편, 사용자의 입장에서 지불하게 되는 연료비는 연료단가뿐만 아니라 연료 1L를 가지고 얼마나 먼거리를 주행할 수 있느냐, , 연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므로 이점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통상 LPG는 가솔린에 비하여 연비가 작다고 알려져 있고, 가솔린은 경유에 비하여 연비가 작으므로, 이들 3개 유종들의 가격경쟁력을 아래 표에서와 같이 구해봅니다.

유 종

연료 지수

단가

소비

비용

L P G

1.00

1.00

1.00

경 유

1.74

0.70

1.218

가 솔 린

3.70

0.83

3.07

연료 단가 지수 : 앞서 이야기했던 각 유종별 시중판매가격을 LPG의 가격을 1로 하여 비교한 값
연료 소비 지수 : 동일 차량에서 사용연료를 달리 했을 때 각 연료별로 얻을 수 있는 연비를 LPG의 연비를 1로 하여 비교한 값
      연료 소비 지수가 1보다 작은 경우는, 동일한 연료량을 소모하여 LPG 보다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물론 차종에 따라서 연료 소비 지수가 위 표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계산결과에서 보면, 가솔린은 LPG에 비해서 여전히 3배의 연료비를 부담시키므로, 향후 LPG의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가격보다 3배 이상 오르지 않으면 여전히 연료비 부담이 가장 많은 연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경유의 경우에는 현재로도 연료비 부담정도가 LPG에 비하여 그다지 크지 않으므로, 앞으로 LPG와 경유의 가격구조가 변경될 때, 경유의 가격이 LPG에 비하여 일정 비율을 넘지 않으면(계산상 LPG140~150%) 현재 LPG로 몰리는 수요가 모두 경유로 옮겨 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므로 정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LPG의 가격을 98% 인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LPG가격을 그렇게 인상하면 환경측면에서 경유대체효괴를 위해서는 경유가격을 LPG가격의 1.5배 이상이 되도록 조정해야 하는데 이 경우 경유가격이 너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종별 가격구조의 핵심LPG가격을 얼마로 하느냐가 아니고 ‘경유가격을 어떻게 할 것인가’일 것입니다. 현재의 가격구조에서 경유가 가솔린의 45~50% 정도이므로 이것을 55~60%정도로 조정한다면,LPG가격은 가솔린 가격의 37~40%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이 예상치는 19998월에 ‘에너지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것보다 약 5%정도 높은 값입니다. 그렇다면 가솔린 가격을 리터당 1200원으로 가정할 경우, LPG는 리터당 440~480원 수준으로 500원은 넘지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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