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와 더불어 가솔린연료(휘발유)의 가격이 오른 뒤,많은 운전자들이 그동안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자동차의 연료 소비율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번 달에도 월초부터 휘발유가격이 상승하여 연료소모를 줄이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나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 입니다. 이런 우리 소비자들의 변화를 인식하여, 자동차 제작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바야흐로 자동차 광고에 연비라는 말을 빼놓지 않고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각자가 자기 회사의 자동차가 동급 최상이라며 열을 올리고 있는데 OOO린번, OOO노믹스 등이 그런 예이며, 한동안 연비경쟁의 열풍이 불어 매스컴에서 경쟁적으로 연비관련 뉴스를 대량생산(?) 하기도 했었습니다. 연료소모가 적은 저연비자동차의 개발은 향후 자동차시장을 지배하는 기술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전세계적으로도 많은 투자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은 세계적인 기술흐름에 한참 뒤처져 있습니다. 자동차 수출만이 생존의 제1원칙인 국내의 자동차 제작사들에게는 답답한 실정이죠..... 어쨌거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내가 타고 다니는 차의 연료소모량이 광고에 나오는 연료소비율보다 많다고 생각되는 일이 많아서 왠지 속고 있지나 않은지 의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과연 광고 속의 숫자는 진짜일까요? 자동차의 연료소비율을 결정하는 인자는 매우 많습니다. 즉, 어느 한 부분만의 개선으로는 그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고 자동차 전부분에 걸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자동차의 연료소비율은 ‘자동차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결정되어집니다. 자동차의 제원,부품구성 등에 의하여 대략의 수치는 결정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결정되어지는 연료소비율도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경제속도다 경제적인 운전 방법이다 하는 것 들이 이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들 입니다. 자동차의 주행중량,주행도로의 도로상태,매 시동시의 평균주행거리,에어콘 등 부가장비의 사용여부 등이 영향을 많이 줍니다. 자동차 회사의 차량광고에 인용되는 연료소비율은 이러한 사용 조건들을 일정하게 맞추어 놓은 상태에서 시험한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소비자의 사용조건이 공인된 기관에서 연료소비율 시험을 할 때와 다르면 당연히 연료소모가 다르겠죠? 특히, 자동차의 통행이 많은 복잡한 도로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거나, 한 번 시동 걸고서의 주행거리가 짧다거나,평소에 트렁크에 물건을 많이 적재하고 다니면, 광고 속의 연료소비율은 절대 기대난망입니다. 이런 점때문에, 소비자들이 차량의 연료소모가 광고에서 보다 많다고 불만을 제기해도 자동차 회사에서는 아주 편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 입니다. |
그러나, 공인 받은 연료소비율이 국내와 미국에서 왜 차이를 보일까요?
그러나, 자동차 회사가 공인기관에서 연료소비율 시험을 받을 때와 똑같은 사용조건에서,시험에서의 주행방법과 똑같이(물론 일반도로조건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차량을 운전하면, 정말로 광고에 나오는 연비를 얻을 수 있을까요? 원칙적으로 말한다면 얻을 수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아래 그림을 보면 과연 그럴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아래 그림은 현재 국내 자동차 회사가 생산,판매하고 있는 차량들 중에,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차종들을 대상으로, 국내 공인기관에서의 연료소비율과 미국 공인기관에서의 연료소비율을 비교한 것 입니다. 참고로 이 차들이 경쟁하고 있는 차량들의 미국 공인기관에서의 연료소비율도 포함했습니다. 이렇게 비교가 가능한 것은 국내의 연료소비율시험규정이 미국의 그것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시험조건, 시험시 자동차 주행조건, 연료소비율의 표시방법 등이 동일합니다. |
국내에서의 차량명칭과 미국에서의 차량명칭이 다른 차도 있어, 배기량이 같은 차량들의 연료소비율을 비교해보면, 국내에서의 연료소비율을 동일한 배기량의 엔진이 더 큰 차량에 탑재된 경우를 선택했슴에도 미국에서의 연료소비율에 비하여 상당히 높습니다. 여기에서 연료소비율이 높다는 것은 일정량의 연료로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국내에서의 연료소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저연비기술을 가지고 있는 일본차들의 미국에서의 연료소비율보다 더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국내에서의 연료소비율 시험방법과 미국에서의 연료소비율 시험방법이 동일하다는 앞서의 말을 상기할 때,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세계에서 가장 연료소비율이 좋은 차들을 국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요? 좋게 생각해서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IMF때문에 힘들게 살고 있는 국민들을 생각해서 세계 최고수준의 저연비 차량을 국내에서만 판매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재벌공화국의 국민다운 생각이겠지요... |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시작한 순서대로 연료소비율이 좋아져만 갑니다. 경쟁차들 중에 맨나중에 나온 차량과 맨처음에 나온 차량의 연료소비율의 차이가 무려 12 %에 이릅니다. 물론 나중에 나온 차량이 기술개발이 더 많이 이루어져 연료소비율이 좋아졌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입니다. 하지만, 99년식 동급차종의 미국에서의 연료소비율 평균이 11.2 Km/L인 것과 비교하면, 기술의 발전으로만 보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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