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4일자 모 일간지에는, 한 운전자의 연비에 대한 경험담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글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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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연비와 경제성을 고려해 K자동차의 LPG 승합차 한대를 구입했다. 자동차 대리점의 영업사원이 연비가 높은 차량이라며 적극 추천해 큰 맘 먹고 샀다. 하지만 막상 운전해보니 자동차 회사측에서 제시한 연비와 너무 큰 차이가 났다. 카탈로그 상의 연비는 16.8㎞/ℓ였지만 실제 도로를 주행해본 결과 32ℓ에 2백90㎞밖에 달리지 못했다. 연비가 9.06㎞/ℓ에 불과한 것이었다.혹시나 해 비슷한 시기에 같은 차종을 구입한 동료에게 실험을 부탁했더니 4백㎞ 주행에 44.5ℓ가 소비됐다고 한다. 즉 연비가 8.99㎞/ℓ밖에 되질 않았다. 에어컨을 가동하면 이보다 훨씬 낮아졌다.
물론 자동차 회사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카탈로그에 제시한 연비는 최적의 상태에서 실험했을 때의 수치를 바탕으로 했을 것이다. 알아보니 이 회사는 정속주행 시험법과 평균값에 의한 시험법 등 두가지 방법을 통해 연비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제시한 연비가 소비자들의 실제 '체감' 연비와 이토록 터무니없는 격차를 보인다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다고 한들 소비자의 진정한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없을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현재 연비와 관련해서 가장 불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역시 '카탈로그 상의 연비'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차량에 따라서 카탈로그 상의 연비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이해를 확산시키지 않으면, 위에서와 같은 불만은 항상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위에서 인용한 운전자도 카탈로그에서 16.8㎞/ℓ라는 숫자만 보고,그 옆에 있는 '60km/h 정속연비'라는 글자는 그냥 넘어 갔을 것입니다. 모든 차량의 연비 측정 방법이 동일할 것으로 생각하고서 말입니다.

  승용차를 보면, 운전석 뒷자리의 유리창에 왼쪽의 그림과 같은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이 스티커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로 현재는 승용차에만 붙이게 되어 있습니다. 승용차의 정의가 '10인 이하의 사람 운송용 차량'으로 변경되는 2001년부터는, 지금은 이 표를 부착하지 않는 RV차량(소형 승합차)들도 이 등급표를 부착해야 할 것입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표를 언급한 이유는,이 표를 부착하느냐,마느냐에 따라 카탈로그 상에 기재되는 '공인연비'를 시험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 표를 부착한 차량의 공인연비는 소위 FTP-75라고 알려져 있는 배출가스시험모드를 주행했을 때의 연비를 말합니다. 이 연비는 배출가스를 분석하고 특정 계산식을 사용하여 산출합니다. 이 연비도 시험모드가 국내 도로여건과 맞지 않아서 실주행연비와 다르다고 하여,'보정계수'의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RV차량의 카탈로그에 기재되어 있는 연비는 사실 공인연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RV차량의 카탈로그 상의 연비는, 자동차제작사가 자동차의 형식승인을 받고자 건설교통부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은 '60km/h 정속 연비 시험'결과입니다. 변속기의 기어단도 높고 정속 주행이기 때문에 16.8㎞/ℓ라는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위 운전자의 실주행연비의 경우 16.8㎞/ℓ과 9.06㎞/ℓ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현실성이 있을까요? 두 차량이 있는데, 두 차량의 중량이 유사하고 동일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면,이 두 차량의 실주행연비도 유사할 것입니다. 위 운전자가 구입한 차량으로 추정되는 카렌스는 같은 제작사의 중형승용차 크레도스와 중량도 비슷하고 동일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크레도스의 실주행연비가 대략 10㎞/ℓ 정도 됩니다. LPG차량이 가솔린차량에 비해 10%정도 불리하니까, 카렌스의 예상되는 실주행연비는 9㎞/ℓ 정도입니다.
    결국, 카탈로그 상에 기재된 연비에 대한 설명부족과 과잉홍보에 의한 정확한 이해의 부족이 정상적(?)인 연비에 대해서도 불만을 야기 시키는 것입니다.
    자동차제작사에서도 단순히 높은 숫자만을 홍보하면,나중에는 신뢰성이 없는 회사라는 원하지 않은 결과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서,올바른 사실의 홍보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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