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1-02-19  경제관련 기사로 자동차이야기- 지나친 외형 멋내기 낯뜨거운 우리의 '촌티'-는 이제는 성숙해야 할 우리의 자동차문화에 대한 반성점의 일례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 글에 찬동하는 입장에서 몇 가지를 보충설명하고자 합니다.
   우선 기사내용을 소개합니다.

많은 네바퀴굴림차(SUV)가 앞뒤로 범퍼에 보호대를 단다. 앞쪽의 그릴가드는 수풀을 헤칠 때 차체를 보호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뒤쪽의 범퍼가드는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범퍼는 차체를 보호하는 것이 임무다. 그런데 범퍼를 또 보호한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 액세서리다. 우리만 내는 촌티가 될 수 있다.
불필요한 쇠뭉치는 차에 무게만 더한다. 또 험한 길을 달릴 때 접근각과 이탈각을 줄여 바닥에 긁힐 뿐이다. 차가 무거워지면 연비도 나빠진다. 더구나 국산차는 힘 부족으로 허덕이는 차들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런 장비는 거리의 행인을 치었을 때 치명적인 타격을 준다. 그래서 요즘 외국에서는 그릴가드를 부드러운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제한하기도 한다.
행인 보호를 위해 차의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하는 세상에 이런 쇠뭉치를 달고 다니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물며 여기에 뾰족한 코뿔소까지 단다면 거의 살인적이다. 이런 차가 거리를 달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릴가드는 인체를 보호할 수 있는 모양, 부드러운 재질로 설계해야 된다. 범퍼가드의 필요성은 제조업자도 알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조업체는 단지 무언가 만들어 매출을 늘리고, 종업원 월급 주는 일만이 중요하다는 생각일지 모르겠다.
소비자도 영업사원의 유혹에 끌리거나, 또 서비스로 달아준다고 할 때 과감히 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신의 차를 치장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범퍼가 비교적 가벼운 충돌에 있어 차량과 운전자를 보호하는 목적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운전자는 없을 것입니다. 요즘에는 차량 외부 디자인의 완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크고 강하고 화려하게 만든다고 해서 운전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충돌사고에서 안전하려면 충돌시에 받게 되는 충격에너지를 차체에서 흡수해주어야 합니다. 휘어지고 부러질 필요가 있을 때 휘고 부러져야 충돌의 충격이 흡수되는 것입니다.
충돌의 충격이 흡수되지 않고 후방으로 전달되면 운전자에게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더 값비싼 부품이 망가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크고 강하게 만들어진 범퍼장식물은 그만큼 무게가 나갈 것입니다. 차량중량은 연료소모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보통 차량중량의 10%가 증가하면 연료소모도 10%정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적인 운전방법의 제1항목이 차량에 필요없는 물건을 싣고 다니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직접적인 연료소모 증가 외에도, 차량이 주행할 때 차량의 전면부나 옆면을 흘러가는 공기의 흐름이 장식물에 의해서 방해를 받게 되면, 주행시의 공기저항력이 커져서 또 다시 연료소모가 많아집니다.
결국 연료소모 측면에서 불리하기만 합니다.
   가장 강조되어야 할 점은 보행자의 안전에 미치게 되는 악영향을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안전규제는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에 국한되어 있습니다만, 세계적인 추세로 보아 2004년 이후에는 탑승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보행자의 충돌시 안전도 강조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설사
보행자와의 접촉사고가 나더라도 보행자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차량이 대접받는 시대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안전에 대한 개념이 그렇게 변화해가고 있는데, 보기에도 섬뜩한 독수리나 코뿔소가 시대에 어울리는 상징입니까? 과연 남들도 그것들을 멋있다고 봐줄까요?

Posted by 카즈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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