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를 통하여 수차에 걸쳐 ‘리콜’에 대하여 문제제기도 하고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유의할 점 등을 살펴 보았습니다. 자동차제작사의 의도야 어찌 됐든 간에, 작년부터 자동차제작사의 소위 ‘자발적 리콜’이 유행처럼 실시되기 시작하여, 리콜이라는 용어가 그렇게 생소하게 들리지는 않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콜뉴스를 접할 때마다 그다지 미덥지 않는 것은 저만의 느낌입니까?
지난 10여일 동안에 신문 등 대중매체에서 거론되었던 ‘리콜’관련 기사들을 묶어봅니다.
일자 |
기사 내용 |
4/21 |
기아자동차 타우너의 핸들을 돌릴 때 핸들의 움직임을 앞바퀴에 전달하는 톱니바퀴의 내마모성이 떨어져 빨리 닳는 현상이 발견됐다. |
4/20 |
현대자동차 생산.연구개발.마케팅 부문의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아반떼의 후속 모델인 아반떼XD의 출시 직전 각서를 썼다.그 내용은 "아반떼XD 등 앞으로 나올 신차의 품질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떤 책임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것. |
현대자동차에 ‘리콜(Recall)’비상이 걸렸다. 최근 새로 내놓은 차량들의 품질하자가 많아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리콜(제조물의 결함에 의한 무상교환 및 부품수리)이 잇따르자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지난해말 나온 미니밴 트라제XG의 경우 6개월도 안된 기간동안 각종 부품 하자로 4차례나 리콜을 했고,최근에는 한차례 부품교환을 한 점화코일부분에 대한 재리콜까지 했다. | |
4/15 |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베르나는 와이퍼를 작동시키는 모터의 연결부위를 덮고 있는 고무덮개가 잘못 설치돼 모터 연결부위에 말려 들어가는 현상이 발견됐다.또 트라제XG는 점화코일 불량이 확인돼 정품으로 교환하는 리콜을 실시하고 있으나 리콜 뒤에도 동일한 현상이 재발된다는 민원이 들어와 또 리콜하기로 했다 |
작년부터 리콜관련 뉴스를 한 달에 한번정도는 접해 왔는데, 특이한 것은 이런 뉴스를 접하다 보면 현재 국내에서는 H사와 K사만 자동차를 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집니다. 아직까지 5개사가 자동차를 제작하고 있는데, 왜 유독 시장점유율이 70%(리콜의 최다 대상인 트라제, 카니발과 같은 특정차종은 100%)가 넘는 동일 그룹의 제작사들만 연이어 리콜을 실시하고 있는지, 그 원인이 참으로 궁금해집니다.
자동차제작사에서 신차를 개발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3~4년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일본,미국, 유럽의 자동차제작사 들이 이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따라서 국내 자동차제작사 들도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발기간 단축이 넘어야 되는 과제인 셈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중요한 과제라고 할지라도 품질이나 성능을 희생하면서까지 막무가내(?)로 해서는 곤란하겠지요. 소비자에게 인도되어 상품으로써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차량을 개발하는 것은, 자동차제작사가 차량판매 전에 확실히 해두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점화코일과 같은 필수 기능 부품에 대해 두 번씩이나 리콜하는 것은 누가 뭐래도 기본이 무시되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져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장점유율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어 승부수의 개념으로 한,두 차종의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일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시장의 70%이상을 독식하고 있고,힘 좀 썼던 경쟁사는 부도(?)위기에 몰려 예전보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말해서,땅 짚고 헤엄치듯 장사해야 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내놓는 차량마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마냥, 한 달이 멀다 하고 리콜을 해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국내에서의 경쟁체재가 무너지고 독과점체재가 되면서 나타나는 폐해의 하나가 아닌지 걱정입니다.
혹시라도, 그렇게 문제가 많아도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차는 우리 차밖에 없다라는 자만심 때문은 아니겠지요? 양사통합의 시너지 효과가 이런 방식으로 나타나면 곤란합니다. 그것은 기아자동차를 국내 자동차회사에 넘기라고 했던 많은 국민들이 원했던 모습이 결코 아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