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초에 경유승용차의 허용에 대한 소감(뉴스 들여다 보기 : "로비력인가? 운이 좋은 것인가?")을 본 코너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 글의 말미에다 자동차업계가 다음 번에 요구할 사항은 아마 이것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그 예상이 점차 현실화되어 가는군요.
얼마 전에 아래와 같은 기사가 일간지에 실렸습니다.
자동차업계가 1천500cc돼 있는 현행 자동차세 부과기준을 1천600cc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동차공업협회와 자동차업계는 800cc이하, 1000cc이하, 1천500cc이상 2000cc미만, 2000cc이상 등 4단계로 분류돼 있는 자동차세제 중 1천500cc의 경우, 수출차량과 맞지 않아 1천600cc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자동차업계는 이 같은 방안을 내년부터 적용키로 의견을 모을 예정이었으나 GM대우차 측이 엔진공급상의 문제로 1년 더 연기해줄 것을 요청, 합의를 보는데는 실패했다. 자동차업계는 "현재 수출차량의 경우, 유럽시장에 맞춰 1천600cc급 엔진이 탑재되고 있지만 내수용은 1천500cc를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고 있어 부득이 1천500cc급 엔진을 별도로 개발 탑재하고 있는 등 이중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며 "자동차세를 1천600cc급으로 통일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있다."
비교를 위하여 예전에 본 코너에서 언급했던 구절을 옮겨봅니다.
"또 하나, 이번과 같이 국내와 수출용의 엔진 배기량 차이로 인한 개발비과다라는 제작사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전례가 마련될 경우, 다음에 직면하게 될 것은 준중형차입니다. 똑같은 논리로 국내에서는 준중형차가 1500CC이하가 주종을 이루는데, 유럽에서는 동급차량에 대부분1600CC인 엔진이 탑재되어 있으므로, 준중형차도 개발비가 과다하므로 변경해 달라고 하면 그때는 어떻게 하실런지...."
준중형차에 지금까지 1500cc엔진이 탑재되어서 유럽시장에서 지장을 받았다고 주장을 하는 자동차 업계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지 않나요? 그러면, 유럽보다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에다가는 준중형차에 어떤 엔진을 탑재하여 판매해왔을까요?
예전부터 그랬지만 지금도 미국시장에는 1800cc엔진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업계가 국내용 1500cc엔진이 필요하지도 않는데 어거지로 제작하고 있다는 듯이 말하고 있군요. 이번 참에 미국시장과 유럽시장 모두를 위해서 아예 1800cc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것은 어떨까요? 그러면 엔진의 생산규모가 커지므로 생산단가가 낮아지는 이점이 확실할테니...
그런데, 이 기사를 접하면서 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요구대로 세금체계가 변경되어 준중형차의 엔진 배기량이 상향조정될 경우, 국내의 준중형차 수요가 커질까요? 아니면 작아질까요? 그렇지 않아도 이제는 중형차의 수요가 많아 준중형차와 중형차의 판매대수에 그다지 큰 차이가 없는데, 중형차와 준중형차의 엔진 배기량이 200cc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국내 자동차 수요가 경차, 중형차, 대형차로 나뉘지는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