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연료 자유화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동차용 연료가격의 조정으로 경유와 LPG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경제적인 이유에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LPG자동차의 시장성이 많이 약화된 현실입니다. 아직까지는 가솔린에 비해 상당한 가격 차이가 있어서 그런대로 가격경쟁력이 있는 LPG개조차 시장도 많이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많이 축소되었다고는 하지만, 활황시절에 LPG겸용으로 개조된 가솔린 자동차가 많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LPG개조차의 경우, 보다 싼 비용으로 연료시스템을 LPG로 개조하려는 운전자들의 요구에 의해 , 현재 운행 중에 있는 LPG 개조차량의 대부분은 자동차회사에서 제작,판매한 LPG전용차량에 비해 연료시스템이 정교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운행 중인 LPG개조차의 약 70% 이상 정도가 연료량 조절을 Open-Loop방식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개조 전 가솔린 자동차가 산소센서의 신호를 받아 연료량을 가감하여 공급하는 Closed-Loop방식인데 반하여, 개조차량은 엔진의 회전수나 부하에 따라 정해진 양으로 연료를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여도 엔진의 작동에는 그다지 큰 영향은 없고 단지 정교함이 떨어지는 수준입니다만, 배출가스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자동차에 장착되어 있는 배기가스정화장치인 삼원촉매는 매우 세밀한 작동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소실에 공급되는 연료량이 일정한 것보다는 약간의 교란이 반복되는 것이 삼원촉매의 성능을 더 좋게 합니다. 이 약간의 교란이 탄화수소나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을 동시에 정화시키게 하는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삼원촉매는 공기와 연료가 이론공연비 정도로 혼합되어 있을 때가 가장 좋은 성능을 보입니다. Open-Loop방식으로 연료를 제어할 때는 보통 이론공연비보다 약간 농후한 상태로 연료량을 조절하게 되는데, 이론공연비보다 조금 농후한 혼합기가 공급되면 탄화수소와 일산화탄소의 배출이 많아집니다.
또 엔진의 회전수나 부하에 따라 정해진 양만을 공급하는 연료공급시스템에서는 엔진의 순간적인 변화에 대응할 수 없습니다. 즉, 액셀페달의 순간적인 움직임에 따라 변동하는 과도기적인 엔진 상태에 적합한 연료를 공급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엔진에 공급되는 연료가 순간적으로 농후해지거나 희박해지는데, Open-Loop방식에서는 이것을 극복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액셀페달의 움직임이 많은 상황에서는 탄화수소나 일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의 배출도 많아지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결국, 현재 운행 중인 많은 LPG개조차량은 개조 전에 비하여 더 많은 유해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LPG개조차량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선택된 것이라면, 이것에 의해 유해 배출가스의 증가라는 추가적인 부담이 사회에 돌려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일부 구성원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른 구성원이 그 피해를 분담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LPG개조차량에 있어서도 배출가스 측면을 고려하여 유해 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LPG개조작업을 Closed-Loop방식으로 한정시키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1~2년 전처럼 IMF에 의해 유도된 시장에서는 그런 정책적 지도가 힘들었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축소되었을 때 환경정책적 방향을 새롭게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